미식 유행의 연대기 2005-2014

 

2007년(서울의 레스토랑 2008년 판)

 

seoul2008

급속도로 발전하는 맛집 수준에 맞추어 블루리본 서베이 평가에 분위기, 서비스, 청결도의 반응 비율이 높아진다.

한우고기를 값싸게 즐길 수 있는 정육식당이 유행하였고 다양한 막걸리가 제조되면서 막걸리의 인기가 상승세를 올리고 막걸리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한식주점이 늘기 시작한다.

이태원의 세계음식 국적이 다양해지고 홍대 앞의 카페 문화가 확산하여 거리마다 카페가 들어서기 시작하였다. 홍대라고 하면 카페가 연상될 정도였다. 초콜릿 등 서양식 디저트가 강세를 보였지만 대부분은 일찍 폐점하였다.

어윤권 셰프의 리스토란테 에오 오픈으로 이탈리안 파인 다이닝이 시작되었다. 호텔 양식당 또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대적인 코스 요리를 거의 처음으로 접하게 된 미식가들은 리스토란테 에오에 열광한다.

이후 오픈한 테이스티블루바드의 최현석 셰프는  크리에이티브한 이탈리안 요리와 새로운 스타일의 스테이크를 선보이면서 스타 셰프로 부상한다. 또한, 스타 셰프를 만들 정도로 블로거의 영향이 커지기 시작한다. 실제로 최현석 셰프는파워블로거의 도움으로 스타가 된 예라고 볼 수 있을 정도다.

아시아차우, 크리스탈제이드, 딘타이펑 등 중국의 고급 중식당 프랜차이즈가 들어오는가 하면 삼팔교자관, 금단반점, 동북화과왕 등 저렴한 본토 중식도 인기를 끌면서 광동식, 대만식, 동북식, 사천식, 상해식, 싱가포르식, 홍콩식을 골고루 맛볼 수 있게 된다.

제대로 된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점차 증가하게 되는데, 그란구스또, 뚜또베네, 로씨니, 리스토란테 에오, 미피아체, 비스테카, 테이스티블루바드, 트라토리아몰토가 대표적인 곳이다. 이 레스토랑들은 지금도 변함없는 맛과 품질로 미식가의 신뢰를 얻고 있다.  이러한 레스토랑들은 기존의 호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뛰어넘게 되고 양식이라는 패러다임이 이탈리안으로 넘어간다. 즉 양식 = 이탈리안이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당시 스페인을 중심으로 유행의 물결을 타던 분자요리에 대한 시도도 처음 있었다. 신동민 셰프가 일본에서 배워온 분자요리를 슈밍화에서 시작한 것이다. 퓨전 일식에 분자요리를 접목한 형태로, 알긴산으로 만든 가니시나 폼으로 만든 소스 등 당시로는 혁신적인 조리 기법을 선보인다. 빨간 사과 모양의 껍질을 깨면 나오는 가루로 된 아이스크림은 지금도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테이스티블루바드의 최현석 셰프도 독학으로 익힌 분자 요리 기법을 선보인다.

라싸브어, 라미띠에, 르삐에, 르생텍스 등 개인 오너 셰프 프렌치 레스토랑도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초기에는 파스타 메뉴를 같이 하는 등 소비자의 양식=이탈리안 마인드 극복에 어려움이 있었다. 양식을 내는 레스토랑에서는 당연히 파스타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홍대 앞 및 이태원을 중심으로 그리스, 러시아, 벨기에, 스페인, 오스트리아, 터키, 동남아시아, 남미, 모로코 등 에스닉푸드 역시 더욱 다양화해지고 네팔, 베트남, 인도, 타이, 멕시코, 브라질식 바비큐인 슈하스코에 사람이 몰리기도 했다.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피 등의 기호 식품으로도 옮겨가 핸드드립 커피가 유행하였다. 고종의 아침, 커피미학, 커피스트, 커피친구 같은 핸드드립 커피가 제대로 된 원두커피를 선보였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산지의 원두를 선택해서 주문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미식가의 입맛도 더욱 높아진다. 핸드드립 커피 강좌 역시 선풍적 인기를 끌어 이때부터 커피 강좌를 들었던 사람이 몇 년 후에는 창업의 열기를 띠게 된다.

일본 가정 요리와 사케를 즐길 수 있는 이자카야가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저가의 술집과 고급 술집 사이에 포지셔닝된 이자카야는 비교적 적은 부담으로 좀 더 새롭고 고급스러운 술 문화를 즐기고 싶던 젊은층을 사로잡는다. 이자카야의 유행과 더불어 소바, 오코노미야키, 창코나베 등 별미 일본 음식에 눈길을 돌리게 되고 사시미 코스를 중심으로 하는 한국식 일식집들은 점점 더 쇠퇴하게 된다.

2000년초 크게 유행했던 퓨전은 청담동에서 명맥만 유지하는 중이다. 시안, 타니, 빠진이 청담동 퓨전의 대표 주자로 꼽을 수 있다. 와플, 팬케이크 등 브런치 문화가 확산하여 브런치 전문 레스토랑이 많이 눈에 띄게 되고 토다이, 마키노차야 같은 해산물 뷔페가 유행한다.

 

to be continued

이 글은 <블루리본 서베이: 서울의 맛집 2015>에 특집으로 게재된 ‘서울의 미식 10년사’ 를 재구성하여 연재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