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만든 이유식 레시피 책, <이유석의 이유식>(비알미디어, 2016년 1월 출간 예정) 발간을 한달 앞두고 루이쌍끄를 찾았다. 아직 업장을 오픈하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지만 촬영을 위해 완벽하게 정리된 루이쌍끄의 내부는 아늑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다. 홀의 오픈키친에서는 그날의 메뉴 운영을 위한 음식 준비가 한창이어서 주방과 홀 전체에 활기가 넘쳐 흘렀다. 2010년 오픈한 이래 지난 달인 11월 5주년을 맞은 루이쌍끄의 관록이 묻어난다.
“단품 메뉴를 만드는 건 영화감독의 일과 비슷해요. 단발승부죠. 그에 비하면 코스는 드라마라고 할까요. 코스 전체에 걸쳐 업앤다운, 밸런스, 흐름이 중요하죠. 하지만 단품 메뉴는 한 가지 메뉴를 맛보는 순간 모든 판단이 끝나게 되죠. 한 음식을 먹었는데 맛이 없다면, 다른 요리가 맛있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잖아요. 그런 면에서 루이쌍끄의 메뉴 스타일은 마니아틱한 영화에 가까워요. 홍상수 감독의 영화라고나 할까. 호불호가 많이 갈려요. 소박하고 현실적이면서 먹을수록 중독되고 자꾸 생각나는 메뉴가 특징이에요.”

” ‘수란의 왕’ 이라고 불러주세요.”

이유석 셰프의 음식을 논할 때 메추리와 수란을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요즘 새로운 중흥기를 맞이하고 있는 테린도 사실 초창기 이유석 셰프가 선보인 메뉴다. 얼마 전에는 수란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특허를 받았을 정도다. 지난 10월 (주)코주부 C&F와의 조인식을 마쳐, 곧 대량 양산을 통해 셰프의 비법이 담긴 수란을 시중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된다. 루이쌍끄 이후로 파인다이닝에서 수란을 사용하는 곳이 속속 등장했던 것을 생각하면 과연 이유석 셰프다운 행보라 할 수 있다.

루이쌍끄의 대표메뉴 중 하나인 ‘보케리아’ 역시 수란을 사용한 음식이다. 트러플 향을 곁들인 느타리버섯을 바닥에 깔고 하몽을 풍성하게 올린 스타터로, 위에 얹은 수란을 터트려 버섯, 하몽과 함께 잘 섞어 먹는다. 은은하게 올라오는 트러플 향과 짭쪼름한 맛으로 와인과는 더없이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처음 만들 당시에는 노량진에서 구한 꼴뚜기를 썼었어요. 그런데 꼴뚜기는 1월이 지나면 씨알이 너무 커져서 쓸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모시조개를 사용한 2.0 버전을 만들었는데, 이미 다른 레스토랑에 비슷한 메뉴가 있더라고요. 그 뒤로 한참을 고민하다가 느타리버섯을 써서 만든 2.0 버전을 선보이게 됐습니다. 스페인 보케리아 시장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메뉴라서 이름도 ‘보케리아’죠.”

루이쌍끄는 코스가 아니라 알라카르트(단품메뉴)로 운영되므로 스타터에 곁들인 와인이 메인메뉴까지 매칭되어야 하는 점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최근 마리아주로 가장 추천하는 와인은 ‘셰즈 로레(Louis Cheze, Ro-Rée Saint-Joseph)’로, 2011년 빈티지 와인이다. 화이트와인이지만 산도와 미네랄이 풍부하고 바디감도 좋아 메인메뉴인 뚝뜨나 메추리와도 잘 어울린다고. 하우스와인으로 선보이기도 해서, 글라스로도 맛볼 수 있다. 루이쌍끄에서는 살짝 높은 온도로 서빙하고 있는데, 낮은 온도에서는 셰즈 로레 특유의 풍부하고 복합적인 아로마를 제대로 음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루이쌍끄의 주방과 홀을 책임지는 크루들과 이유석 셰프

“셰프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이유식 책이죠.”

내년 1월 출간 예정인 <이유석의 이유식>은 건강을 고려한 다양한 식자재들이 최대한의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만든, 아들을 사랑하는 셰프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이유식 레시피 책이다. 아이의 발달 정도에 따라 초기, 중기, 후기, 완료기로 나누어 총 41가지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으며, 특별히 초빙한 게스트 셰프들이 선보이는 이유식도 만나볼 수 있다.

기사에 들어갈 음식 사진을 촬영하는 사이, 이유석 셰프는 짧은 여유를 틈 타 <이유석의 이유식> 교정에 여념이 없었다. 자신의 중학교 시절 별명이 ‘이유식’이었다며 제목의 유래를 밝힌다.

“평소 친분이 있는 셰프들에게 부탁을 드렸는데, 바쁜 와중에도 흔쾌히 승낙을 해주셨어요. ‘임 트리오’ 임정식 셰프(정식당), 임기학 셰프(레스쁘아뒤이부), 임형택셰프(라연) 세 분과 강민구 셰프(밍글스)까지 네 분이 정말 귀한 레시피를 주셨죠. 게스트 레시피 작업을 할 때는 아들이 이유식을 뗄 무렵이라 만들어주지 못했지만 나중에 그 레시피 그대로 유아식을 만들어 줄 생각이에요.”

이유석 셰프는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쪼개 직접 아들이 먹을 이유식을 만들었다고 한다. 아들이 특히 맛있게 먹었던 메뉴는 ‘스패니시 이유식’. 원래 장모님이 만들던 이유식 레시피에서 살짝 변형을 가한 메뉴로, 대구를 사용한 이유식이다. 그 밖에도 병아리콩, 치즈, 가자미 등 다채로운 재료로 만든 이유식 레시피가 다양하게 실려 있다. 처음 이유식을 시작하는 아이와 부모 위한 지침도 함께 실어 예비 엄마, 아빠들의 필독서가 될 듯하다.

레스토랑 정보상세보기
전화번호 02-547-1259
위치 서울특별시 강남구 신사동 657
영업시간 18:00~01:00(익일)
주차 발레 파킹